3. 코로나 격리(1)
병원에서 수 많은 약과 집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불가피하게 같이 쓰는 화장실 등을 사용하고 소독하기 위한 알코올, 일주일 동안 사용할 휴지와 물티슈등을 방에 넣고 격리생활이 시작되었다.
확진 판정 후, 약 1시간이 지나자 보건소에서 전화가 와서 어디서, 언제 걸렸는 지와 어떤 증상이 있는지 물어보셨다. 그리고 자택격리에 관한 문서를 문자로 보내주셨다.
이 기간에는 더욱 신경을 많이 썼는데, 그 이유는 가족 중에 비대면과 대면을 번갈아 가면서 회사 교육을 들었기 때문이다. 즉, 집에서 교육을 받다가도 회사로 출근을 해야하니 집에 있을 때 코로나에 걸려서는 안 되는 일이었다.
원래는 1주일 정도 모텔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하려 했으나 이를 원치 않아해서 최대한 걸리지 않게 노력하기로 했다.
병원을 가기 전에는 침 삼키는 일이 칼날을 삼키는 것 만큼 아프고 독감과 비슷한 증세로, 오한이 느껴지고 몸살기운이 심했는데 그래도 약을 먹고 주사를 맞아서 목 통증과 콧물,가래,기침 정도로 완화되었다. 물론 그 만큼 많은 종류의 약을 먹었고 시간이 될 때마다 복용해서 고통을 어느정도 넘길 수 있었던 것도 있었다.
분명 집에 있음에도 방 한칸에 격리되어 있는 생활은 굉장히 지루하고 힘들다. 격리와 같은 제한이 없을 때에는 나갈 수 있어도 방 한 칸에 있었던 것 같지만 이렇게 제한을 두니 나가지 못한다는 것에 답답함을 느꼈다. 그리고 무엇보다 답답한 점은 나 때문에 같이 힘든 방역 생활을 해야하는 가족들에 대한 미안함을 지울 수 없다는 점이다.
편하게 있어야 하는 집에서도 다들 마스크를 쓰고 살았고 나를 위해서 밥을 따로 준비해서 방문 앞에 차려 주셨다. 안그래도 허리가 불편하신 어머니신데 일을 더 만든 것 같아 죄송스러운 마음이었다.
처음에는 약을 먹고 조금 멀쩡해지면 데스크톱도 있는 방에 격리되어 있으니, 게임이라도 하면서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약 효과가 떨어지는 새벽에는 정신도 못차릴 만큼 아팠고 낮에는 비대면으로 교육을 받고 있는 사람이 있어 시끄럽게 할 수 없었다. 몇몇 친구들은 코로나 걸리면 2~3일 정도 아프고 남은 격리기간을 휴가처럼 생각한다고 했는데, 그런 생활은 불가능했고, 코로나 휴우증 또는 너무 많은 종류의 약을 복용하다 보니 정신이 멍한 상태로 지냈다.
역시 가장 불편한 점은 화장실,욕실 등 공용으로 사용할 수 밖에 없는 공간을 사용할 때인데 눈치도 많이 보일 뿐더러 과연 소독용 알코올을 분사하고 환기한다고 해서 코로나를 전파하지 않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
그리고 아닐까 다를까, 논산에서 울산까지 약 4시간동안 같이 차를 타고 온 아버지, 그 다음날 병원을 같이 가면서 옆에서 간호해주신 어머니께서 확진되셨다.
(다음 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