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가족 모두가 같은 기간동안 확진되는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던 것 같다. 주제넘은 이야기일 수도 있지만 코로나 증상이 중증으로는 이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내가 완치 된 이후 누군가가 코로나 증상이 있거나 양성이라면 가족단위로 보면 격리,방역을 2주를 해야하는 셈이었으니까 말이다.
다행히 아버지는 2일정도 지나자 감기증세 정도로 완화되셨고 어머니의 경우에는 3일 정도 지나시고 완화되셨으나 여전히 기침,가래같은 코로나 휴우증이 심하셨다. 미각상실의 경우에는 약 2주정도 있었다.
나의 경우에는 약 5일정도로, 다른 사람들에 비해 조금 더 길게 아팠고 6일차부터 감기증세로 완화되었다. 그 이전까지는 새벽에 아파서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었고 약 효과가 떨어지는 것이 바로바로 느껴지는 정도였었으나 많이 완화되었었다.
또한 3,4일차부터 미각이 사라져서 밥을 먹어도 무슨 맛인지 전혀 몰랐다. 이를 알게된 건, 1월 1일이었다.
코로나로 격리생활을 하더라도 새해는 새해이므로 어머니께서 떡국을 끓여주셨는데, 여전히 혼자 방에 격리되어 있어서 혼자 방에서 떡국을 먹고 나머지 가족은 거실에서 먹었었다.
그 동안은 아파서 밥을 어떻게 먹는지, 무슨 맛인지도 모르고 막 먹었었다. 떡국역시 그랬다.
약을 먹기 위해서 차린 떡국을 모두 먹었는데, 들어보니 가족들은 떡국이 너무 짜서 다 먹지도 못했다는 것이다.
빈 그릇을 보신 어머니는 바로 나에게 물어봤다.
"너 떡국 안 짜더나? 진짜 물 더 넣어도 안 될만큼 짜던데?"
"엥?"
심지어 나는 원래 어머니 옆에서 주방 보조를 도우면서 간을 직접했었다. 그 만큼 짜거나 달거나 등등의 맛을 오랫동안 판별했었는데 아프니까 그냥 먹었던 떡국이 엄청 짰었다는 것이다.
그 때 깨달았다.
"와, 저 미각 상실인가봐요.."
코로나로 인해 신기한 경험을 다 해보는 기분이었다.
6일차부터 몸이 조금 멀쩡해서 방 한칸에서 격리되어 있지만 나쁘지 않은 생활을 했다. 방에 다른 사람이 들어올 일도 없을 뿐더러 격리 기간동안 일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무언가를 먹거나 하지는 않았다. 액상으로 되어있는 약 정도만 살짝 맛이 느껴졌을 뿐이지, 야채류, 스팸 등 맛이 강한 반찬들을 먹어도 아무 맛도 느껴지지 않고 식감만 어느정도 알 수 있는 정도였기 때문이다.
(맛을 못 느끼는 상태에서의 스팸은, 스펀지이다. 살면서 그렇게 맛 없는 음식이 있나 싶기도 했다.)
그리고 7일차, 격리가 해제되었다.
하지만 기침 가래 등의 증상이 너무 심해 근무는 2일 정도 더 미뤘고, 집에서 하던 격리만 풀기로 했다.
생각보다 길지만 빠르게 지나간 격리 생활이었다.
(다음 글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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